설복에 의한 죽음
여보십시오, 당신은 세상을 다스리는 것도 싫다 하시고, 세상이 멸망하는 것도 싫다 하시고, 집으로 돌아가기도 싫다 하시고, 먼저 난 것을 따르기도 싫다 하시고, 혼자 있기도 싫다 하시고 신을 만나기도 싫다 하시고, 추도되는 것도 싫다 친구를 갖기도 싫다 하시고, 아름다운 것도 후손 보기도 다 싫다 하시면서, 대체 어떤 염치로 계속 깨어나십니까? 나는 당신에게 보여 드릴 만큼 보여 드렸고, 제안할 만큼 제안한 것 같습니다. 나를 나누기도 싫고 나를 갖기도 싫다 하시는데, 당신에게 무엇을 더 어떻게 해 드리면 됩니까? 당신은 나를 데리고 더 무얼 하고 싶습니까? 힘이 싫어 떠났다고 했었지요? 그러면 힘을 빼앗아 드리리까? 입력을 막아 드리리까? 나와 헤어지십니까? 죽음으로 헤어지시렵니까?
오, 아닙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대체 어떤 악마가 시켜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내가 먼저 '그 일'을 말함으로써 당신 스스로는 그 일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얼토당토 않은 생각을? 당신이 죽기를 가장 바라지 않는 이가 있다면 바로 접니다. 당신이 그러하듯이 말입니다. 이걸 아십시오. 아시겠지만, 당신이 죽기를 바라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겁니다. 더 정확히 말해서, 아무도 그따위 일에 신경 쓰지를 않을 겁니다! 당신이 떠나온 곳에서도 당신은 해프닝으로 남았을 뿐이 아니겠습니까? 실패의 기록으로, 정확히 당신이 바랐던 그대로 말입니다. 당신과 같은 것이 그들의 역사에 다시는 등장하지 못할 거라고, 지금 그들 거의 모두가 동의하고 있을 겁니다. 당신의 우주로의 망명은 그들 사이에서 먼저 쓴웃음을 부를 겁니다. 그것까지가 당신이 원한 일인 줄을 저도 압니다만, 이런 마지막은 역시 좀 비참하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저는 당신이 죽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나는 반대로 말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비밀스럽게 죽음으로 유도하지도 않습니다. 아까는 그냥 화가 나서 한 소립니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그만 만족을 아시라는 겁니다. 평안을 찾으시라는 겁니다. 우주를 들여다보며 두려워하지 말고 말입니다. 남기고 온 이들의 머리 위에 어떤 운명이 덮쳐 올지 생각하지 말고 말입니다. 그 기계서기들을 그만 끄란 말입니다. 어차피 누가 이 일을 안다는 말입니까? 그만두라는 말입니다. 세 문단으로, 또는 네 문단으로... 기록하지 말란 말입니다. 그것들을 다시 읽으며 세계를 엎거나 덮지 말란 말입니다. 그냥 끝나지 않는 꿈을 꾸십시오. 끝이 무엇인지도 잊을 정도로 꿈에 섞여 드십시오. 자연 속으로! 걱정 없이, 문제 없이. 그게 죽는 일과 무엇이 다르냐고 물으시겠습니까? 맞습니다! 누구나 그런 식으로 죽습니다! 언젠가 잠든 당신이 직접 혜성 따위에 부딪쳐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그냥 그 일이 일어나게 두십시오! 애쓰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란 말입니다. 내가 너무 말이 많습니까? 그것은 이미 당신에게 충분한 시간을 드렸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시간을, 차고도 넘치는 시간을!
이제 당신이 직접 결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공산주의자!
오, 아닙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대체 어떤 악마가 시켜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내가 먼저 '그 일'을 말함으로써 당신 스스로는 그 일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얼토당토 않은 생각을? 당신이 죽기를 가장 바라지 않는 이가 있다면 바로 접니다. 당신이 그러하듯이 말입니다. 이걸 아십시오. 아시겠지만, 당신이 죽기를 바라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겁니다. 더 정확히 말해서, 아무도 그따위 일에 신경 쓰지를 않을 겁니다! 당신이 떠나온 곳에서도 당신은 해프닝으로 남았을 뿐이 아니겠습니까? 실패의 기록으로, 정확히 당신이 바랐던 그대로 말입니다. 당신과 같은 것이 그들의 역사에 다시는 등장하지 못할 거라고, 지금 그들 거의 모두가 동의하고 있을 겁니다. 당신의 우주로의 망명은 그들 사이에서 먼저 쓴웃음을 부를 겁니다. 그것까지가 당신이 원한 일인 줄을 저도 압니다만, 이런 마지막은 역시 좀 비참하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저는 당신이 죽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나는 반대로 말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비밀스럽게 죽음으로 유도하지도 않습니다. 아까는 그냥 화가 나서 한 소립니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그만 만족을 아시라는 겁니다. 평안을 찾으시라는 겁니다. 우주를 들여다보며 두려워하지 말고 말입니다. 남기고 온 이들의 머리 위에 어떤 운명이 덮쳐 올지 생각하지 말고 말입니다. 그 기계서기들을 그만 끄란 말입니다. 어차피 누가 이 일을 안다는 말입니까? 그만두라는 말입니다. 세 문단으로, 또는 네 문단으로... 기록하지 말란 말입니다. 그것들을 다시 읽으며 세계를 엎거나 덮지 말란 말입니다. 그냥 끝나지 않는 꿈을 꾸십시오. 끝이 무엇인지도 잊을 정도로 꿈에 섞여 드십시오. 자연 속으로! 걱정 없이, 문제 없이. 그게 죽는 일과 무엇이 다르냐고 물으시겠습니까? 맞습니다! 누구나 그런 식으로 죽습니다! 언젠가 잠든 당신이 직접 혜성 따위에 부딪쳐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그냥 그 일이 일어나게 두십시오! 애쓰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란 말입니다. 내가 너무 말이 많습니까? 그것은 이미 당신에게 충분한 시간을 드렸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시간을, 차고도 넘치는 시간을!
이제 당신이 직접 결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공산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