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조인간

이 거울은 충분히 깨끗하고 단일하다. 매일 안경을 쓰고 벗는 일. 입 속에는 인공 이빨들이 들어 있다. 누구나 약을 먹고 누구나 주사를 맞는다. 누구나 얼굴에 바른다. 다양한 목적의 인공 물질을, 매일 소화기와 피부와 혈관을 통해 신체에 작용시킨다. 인간이라는 생물의 물리적 경계는 점점 흩어지고 있다. 신체들은 점점 더 인간의 피부 바깥에서 생산되고 있다. 인간이 인간 바깥에서 온다. 우리는 도구와 섞인다. 전부터 우리가 두뇌의 많은 일을 바깥에 꺼내어 두었는데, 이전에 잉크로 하던 것을 이제는 전기의 신호로 한다. 지팡이와 휠체어가 인공의 다리로 됨과 같이. 점점 더 종합된 기능으로, 점점 더 우리에 근접한 형상으로. 개조인간은 미래라는 개념을 넘어 도래해 버렸다. 그리고 더는 흥미를 끌지 못한다. 인공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자연스럽지 않다. 인공의 눈물. 우리는 이미 사이보그이며,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사이보그가 되었느냐는 자문마저 이제는 고루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무엇을 위해? 우리는 생활의 피곤한 것과 우리가 물질인 것을 그저 안다. 우리는 생물 너머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거울 앞에 있다. 예전에,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과 같이 희미하다고 했었다. 거울 역시 점점 나아가고 있는가. 거울은 인공의 무엇이 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