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광선
일지를 잠시 덮는다. 비유적인 의미에서. 눈을 감고 생각해 본다. 파괴광선을. 어째서 광선인가. 우리가 광선에 걸고 있는 기대가 대체 무엇이기에? 우리의 오래된 직관은 빛과 의지를, 빛과 다른 위대하고 훌륭한 것들을 이어 왔다. 고대의 우리는 빛에 매료되거나 빛을 피하거나 빛을 재현하려고 노력했지, 실로 빛을 다루지는 못했다. 언제였나? 우리가 빛을 대량생산하고 조작하고 저장하고 발사할 수 있게 된 것은? 그 시기는 전쟁터에서 보이지 않는 것에 사람이 죽기 시작하던 시기와도 겹쳐 있다. 다시, 이 신화에서는 왜 파괴광선이 선호되었는가? 우리는 적어도 보이는 것에 죽는 세계를 원했는지도 모른다. 인간적으로. 그렇다면 파괴광선은 실종된 전쟁예절에 대한 신화 나름의 해결책이다. 파괴-광선에서 광선은 무기의 부족분을 메우고, 파괴는 빛의 부족분을 메운다. 그 둘은 인간적인 부족분이다. 또는 신적인. 그것은 한줄기 종교적인 고안이다. 길들여져 버린 고대의 빛이 전하는 신의 자국이다. 나는 눈을 뜨고, 광선이 쏟아져 들어온다. 창의 뒤편으로. 그것은 나를 우리로부터 영원히 갈라놓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결국 나를 우리 속으로 녹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