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

모르겠다. 그것은 지나 온 일이라. 하지만 그 사람들이 할아버지한테 왜들 그랬는지 그것은 알지. 왜 모르겠어? 아버지는 내가 알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나한테 얘기해준 것이다.

이야기하다 보니 입학식 기억도 나. 입학식은 어머니와 갔지. 가슴에 리본 같은 걸 달아줬어. 운동장에 아이들과 부모들이 가득했다. 그렇게 많은 아이들은 생전 처음이었다. 입학식이 곧 시작된다는 것 같았다. 어머니는 양어깨를 눌러주며 뭔가 당부했다. 그 말은 기억이 안 나. 나를 보고 있겠다고 말했던 것 같다. 보고 있을 테니 걱정 말라고. 모르겠다. 아이들은 이미 줄을 서있다. 그 사이로 내 자리를 찾아갔던 기억이 난다. 줄 선 아이들 사이로... 어머니는 나한테서 보이지 않게 돼. 나는 똑바로 서고 앞을 봐. 입학식은 넓었다. 많았다. 컸다. 무슨 소리들을 하는지 모르겠고. 나는 이상한 옷을 입고 있었다.